<기획> 왜 자꾸 만나자고 그래!

운영자 | 2012.02.16 08:54 | 조회 357

"통합진보당 중원구 총선 예비후보인 저 윤원석은 4.11 총선에 한나라당 신상진, 신영수 의원을 포함한 수정구, 중원구 예비후보로 등록한 여야 후보들 전체가 설 명절 이후 한 자리에 모여 위례신도시 내 분양아파트 분양문제 해결을 위해 힘과 지혜를 모으는 원탁회의를 제안합니다."

 

"통합진보당 수정구 총선 예비후보인 저 김미희는 수정구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총선 예비후보들에게 위례신도시 내 분양아파트 건립사업 추진, 건설노동자 일자리 창출을 위한 특별법 제정, 성남시립병원 조기건립 실현, 중소상인 보호 특별법 제정, 1공단 전면공원화 실현, 전국 최초 무상교복 실현 등 6대 지역현안에 대한 정책협약 체결을 제안합니다."

 


앞의 것은 1월 18일 통합진보당 중원구 예비후보인 윤원석의 '원탁회의' 제안이다. 뒤의 것은 2월 14일 같은 당 수정구 예비후보인 김미희의 '정책협약' 제안이다. 명칭의 차이는 중요치 않다. 앞의 것이나 뒤의 것이나 사실상 똑같다. 프레임이 같기 때문이다. '만나자' 프레임이라 명명할 수 있다.

 

요컨대 이들은 자꾸 만나자 프레임을 다른 예비후보들에게 걸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통합진보당의 분당갑 총선 예비후보도, 분당을 총선예비후보도 윤원석, 김미희처럼 문제니 정책이니 하는 그럴싸한 이름을 씌어 만나자 프레임을 또 들고 나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자꾸자꾸 만나자! 그러나 왜 자꾸 만나자고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이것은 예의도 없다. 상식도 없다. 이렇게 예의 없고 몰상식한 제안도 없다. 새누리당도, 민주통합당도 최종 주자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최종 주자를 결정하는 일은 결정되기까지는 새누리당이나 민주통합당 소속 예비후보들로서는 '피 말리는' 일이다. 이미 후보로 내정되었거나 확정된 윤원석, 김미희와는 전혀 사정이 다르다.

 

이들의 제안은 한가한 통합진보당의 두 후보가 피 말리는 새누리당, 민주통합당의 다른 예비후보들에게 '만나자'는 것이다. 상대의 처지가 어떠한지 살피지도 않고 만나자? 자꾸 만나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들의 제안이 어불성설인 이유다. 오히려 상대 무시일 뿐이다. 때문에 듣거나 말거나 개의치 않는 독백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설이 지나 양지에 새싹이 돋고 있다. 윤원석의 제안이 성사되었다는 소식은 없다. 이에 앞서 그의 제안에 수정․중원구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소속 예비후보들이 좋다 나쁘다는 소식조차 없다. 이미 한 번 안 됐고 반응조차 없는 이런 만나자 프레임을 김미희가 또다시 들고 나온 것이다. 상대 무시를 넘어 '사고장해'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현실적 힘의 크기로 봤을 때도 이들의 제안은 어불성설이다. 통합진보당은 약자다. 새누리당, 민주통합당은 강자다. 약자의 무기는 '매운 고추' 밖에 없다. 약자의 '한가한 제안'을 강자가 들어줄 리 만무하다. 이들의 제안이 골계인 이유다. 강자가 약자에 반응하지 않는 것도 자연스럽다. 시건방지다고 맞지 않는 것이 오히려 다행이리라.

 

천신만고 끝에 약자와 강자가 만났다 해도 약자가 강자에게 할 수 있는 것은 "만나서 반갑습니다" 밖에 없다. "만났으니 이것 합시다" 했다간 순간의 악수, 상호미소도 본래의 약자-강자의 관계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약자가 강자를 만났다 해도 약자가 제3자에게 광고할 수 있는 것은 "자, 봐라! 나는 약자가 아니다!" 밖에 없다.

 

약자가 강자를 만날지라도 이룰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약자가 강자에게 이런 어처구니없는 제안을 하는 그 의식세계가 궁금해진다. 그것은 약자가 제3자에게 광고하는 말에서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자기 부정, 그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진짜 자기부정일까? 아니다. 그들은 결코 강자라고는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약자의 위장된 자기부정, 그 자기기만은 '콤플렉스'에서 나온다. 즉 열등감에서 나온다. 열등하기 때문에 콤플렉스하다. 콤플렉스하기 때문에 온갖 술수를 부리고, 따라서 심지어 어불성설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것이 더 깊은 열등감으로 귀결되는 것은 물론이다. 때문에 약자의 인식법칙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약자는 현실을 콤플렉스하게 본다.' /마인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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