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검증토론회의 '전제조건'

운영자 | 2012.02.13 16:31 | 조회 356

경기신문 노권영 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권혁식, 전석원, 정기남 수정구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들이 7일 공동성명을 통해 모든 수정구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들이 참여하는 '검증토론회'를 제안했다. 취지는 사람과 정책에 대한 검증을 해보자는 것이다. 겉으로는 그럴 법하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어딘가 맞지 않는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이들이 제안한 검증토론회는 자기주도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 3일 김태년이 제안한 '여론조사에 의한 단일화'에 대한 반동이라는 점이다. 남이 칼을 들이대서 자기가 방패로 막으면서 칼을 들이대는 경우와 자기가 칼을 들이대서 상대가 방패로 막으면서 칼을 들이대는 경우는 전혀 다르다. 게다가 전자가 무리의 형태라면 더욱 그렇다.

 

들뢰즈는 '능동적인 것(active)'과 '반동적인 것(reactive)'이야말로 힘의 질적인 구분이라고 말한다(《니체와 철학》). 니체에 따르면 능동적인 힘은 '먼저 시작하는 것'이고 '공격하는 것'인 반면, 반동적인 힘은 '적응하는 것', '무리 짓는 것'이다. 능동적인 힘과 반동적인 힘은 그 질적인 차이만큼이나 작동하는 방식도 다른 법이다.

 

둘째, 이들이 제안한 검증토론회는 자기모순적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지난 해 11월 17일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후보 선출을 위해 실시되는 당내 경선일 이전 시점까지 민주적인 방식에 입각해 단일후보를 정할 것", "(당의) 경선 룰이 확정되면 여론조사 결과 또는 정치적 결단 등을 통해 단일화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공동기자회견에 따르면 '민주적인 방식으로 단일후보를 정한다는 것, 그 방식에는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 단일화도 포함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참고하겠다는 '확정된 당의 경선 룰'에는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단일화'가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이것과 이들이 제안한 검증토론회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셋째, 이들이 제안한 검증토론회는 '앙꼬 빠진 찐빵'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그것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지난 8일 김태년의 정책 발표다. '국정'과 '지역' 두 영역에 걸친 그의 정책 발표는 모든 정당, 모든 예비후보들 중에서 그가 '최초'다. 역으로 말하면 당원, 유권자들은 김태년을 제외한 다른 예비후보들이 어떤 정책이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검증토론회의 메뉴 중 하나는 '정책 검증'일 것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각 예비후보들은 먼저 공개적인 발표를 통해 자기정책을 당원과 유권자들 앞에 내놓아야 한다. 그런데 이런 전제조건도 충족시키지 않고 검증토론회를 하자고 제안한다? 이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 이 앞뒤 맞지 않는 제안으로부터 당원, 유권자를 졸로 본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이런 세 가지 이유가 이들이 제안한 검증토론회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게 한다.  세 가지 이유를 묶는 하나의 개념이 떠오른다. '책임'이다. 정치인이 요구받는 덕목에는 균형, 자유민주주의의 신봉, 책임, 절제, 그릇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책임만큼 중요한 덕목은 없다. 때문에 무리를 지어 행해온 이들의 처신이 무책임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하나 덧붙이자. 김태년의 제안이 매끄럽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제안의 본래 취지가 자체 여론조사를 통해 1등 자랑을 한 자신, 이상호, 장영하를 상대로 셋 중 둘을 탈락시키려는 것이었다는 점에서 그의 제안은 세 사람을 제외한 다른 예비후보들에게 나쁘지 않다. 1등 가리자는 이상호의 제안과는 질이 다르다. 이것이 '정략'이란 것 아니겠는가.

 

이 점에서만큼은 김태년은 '먼저 시작하는 자', '공격하는 자'임에 틀림없다. 반면 이 점에서 만큼은 권혁식, 전석원, 정기남은 '적응하는 자', '무리 짓는 자'에 그치고 있다. /마인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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